탐탁찮수다. life
2010.05.07 01:26 Edit
나는 그저 완전한 탈정치 인간으로 살고 싶다. 원래 내가 가장 편안히 여기는 것은 무정부주의이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간 그 중에서도 개인으로서의 인간이다. 거대 담론, 거시사 그런 것 일체 관심 끊고, 작은 세계에서 깨작이며 살고 싶다.
물론 사회는 구성원이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특히 무한경쟁이 당연시되는 이 나라에서 그것은 한없이 망상에 수렴하는 꿈이다. 원래 이 나라 사람도 아니기는 하지만, 한가하신 양반 소로우의 시간 그 비슷한 것조차 대한민국에는 존재한 적이 없다. 짓밟히기 싫으면 악다구니 써야하고, 자유롭고 싶으면 돈이 있어야 한다. 움직여라. 언제나 손에 뭐라도 붙들고, 하다 못해 해작질이라도 하고 있어야 하는 곳.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나는 나의 위치를 위해 싸워야 하고,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내 이익을 대변해줄 집단을 지원해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개풀 뜯는 소리 하고 있네- 하고 손놓고 살 수 있으면 좋잖아. 시궁창같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든지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내 하수구 썩은 물 속에 죽치고 앉아 조용히 코 박고 살겠다는데.
정말로, 그냥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좋겠다마는.
공포스럽지. 세상 돌아가는 꼴이나 방 구석에서 곪아가는 내 꼴이나.
몸은 아프고 마음은 지치고 세상은 시끄러워서, 오늘 나는 만사가 탐탁찮다.
덧. 정말이지, 좋은 기분은 왜 이리 반짝하고 끝인게냐.
어린이날 대학로에서 연극 보고 콧바람 쐬인 후기 같은 봄날 얘깃 거리도 있는데, 오늘 상태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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