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의 이야기> life
2010.09.07 22:39 Edit
나이가 들면 중2가 사라지고 시야가 넓어지는 대신에, 확실히 감성이 무뎌진다.
10대의 '중2'란 여러가지로 성가시고 피곤하고 민망한 감성이지만
때로는 그 강렬함과 절박함이 아쉽기도 하다.
영화 한 편을 보고, 책 한 권을 읽고 몇 달 동안 고통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는데.
그런데 언제부터 그 몰입이 힘들어 지는 것이다.
접하는 창작물의 완성도나 밀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무언가에 푸-욱 빠질 수 있는 마음 가짐이 사라진 거지.
나이들면 무뎌진다더니, 하여간 사람들 말 틀린 거 하나 없다니까.
뭐, 감정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초연하고 편안해지는 것에는 다 대가가 따르기 마련이니.
그런데 지금, 이 중편이 나를 꽤 흔들고 있다.
테드 창의 소설은 전에도 읽은 적이 있고, 저력있는 작가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 사람 특유의 '현자' 냄새나는 글이 이렇게 아릿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무언가에 사로잡혔을 때와 그 영향력의 크기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마음 어딘가를 들쑤시며 그림자를 드리울 '진짜'를 만났다는 사실이,
반갑고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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