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이해 중 7 마지막 quotes

청소년 자살을 뉴스거리가 되는 사건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언론이 별 생각 없이 선정적인 방식으로 그러한 죽음을 다뤘을 경우, 이는 형제자매와 부모들에게 또 다른 고통과 당혹감을 안겨줄 것이다. 현재 뉴저지 중부 지역 청소년 자살방지 프로젝트의 감독을 맡고 있는 카렌 듄-맥심 씨는 그곳 지방신문에서 자신의 열여섯 살 된 아들 팀이 통근기차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내용만 실은 기사를 내보냈을 때 자신과 나머지 가족들이 얼마나 큰 당혹감을 느꼈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다른 삶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는데, 이로써 그 아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보다 어떻게 죽었는가가 더 중요한 사실이 돼버린 것이다. 가족들은 롱아일랜드의 신문인 『뉴스데이』에 자신들이 기억하는 팀의 삶의 내용을 실어주겠느냐고 물었고, 그 신문은 이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팀은 한 해도 우등생 명단에서 빠진 적이 없었다. 팀은 중학교 연감의 편집장이었으며 그가 직접 만든 반전영화는 록스빌 센터 라이브러리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팀은 여러 차례의 첼로 연주대회에 나가 여러 상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보이스카우트 대원들과 함께 스위스로 등산을 다녀오기도 했다. 팀은 뛰어나고 섬세한 학생이었으며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의 가슴속에선 이 질문이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다. 팀은 왜 죽었을까?

놀라운 사실은 자살이 형제자매뿐 아니라 친구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는 것이다. 친한 친구들과 동료들이 자신들이 잘 알았고 함께 일해온 누군가의 자살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자료도 거의 없다. 들려오는 이야기나 혹은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본 바에 따르면 친구나 동료들도 흔히 죄책감을 경험하고 - 그가 그렇게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난 어떻게 그 사실을 몰랐단 말인가? 전화라도 한번 했더라면, 편지라도 한 통 썼더라면, 집에 잠깐 들르기만 했어도, 그의 아내나 의사에게 연락만 했어도 - 때로는 자살이 실제 사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도 한다. 자살에 대해, 또는 자살과 가장 밀접히 연관되는 정신질환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들은 어쩔 수 없이 몸부림을 쳐가며 그 행위를 이해하고자 애쓴다. 그러고는 삶의 사건들 - 끝났거나 힘들어진 관계들, 경제적 어려움, 직장과 관련한 문제들 등 - 에 초점을 맞추어 자살의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 (p377~380)


흔히 그렇듯, 만일 자살한 배우자에게 오래 지속되어온 심각한 정신병력이 있는 경우엔 그로 인해 치러야 했던 결혼생활의 아픔 - 화, 분노, 외도, 절망, 신체나 언어적인 폭력, 혹은 관계의 단절 - 이 너무 컸던 탓에 오히려 어떤 배우자들은 절망감과 더불어 다리가 풀리는 듯한 안도감을 느낄 수도 있다. 12년 동안 지속적으로 우울증에 시달려온 아내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 남편이 고백한 심경은 그 같은 양가감정을 보여준다. 아내의 죽음 직후 자신의 반응을 그는 이렇게 말한다. "마치 제가 세 사람이 된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은 충격 속에 빠져 있고, 두 번째 사람은 이제 더는 정신병 의사도, 알약도, 충격요법도, 병원도 없구나 하면서 이상한 안도감을 느낍니다. 세 번째 사람은 그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말합니다. 울고불고 소리치는 저 바보를 보고, 12년이나 같이 아파해놓고는 벌써 안도감을 느끼는 저 바보를 보아라." (p380~381)


사람들은 남편이 죽자 바로 이유를 물어오더군요. 왜? 왜? 그 왜라는 소리는 아주 진저리가 나요. 지금 막 나한테서 심장을 뜯어간 그 일을 어떻게든 설명해보라는 거죠. 낙인 있죠? 자살에 따라붙는 그 끔찍한 낙인까지 더했으니 우리의 그 말로 할 수 없었던 고통이란……. … (p382) (조세핀 페사레시)


… 어떤 아버지는 아들에게 "엄마는 마음이 몹시 우울하고, 불행하고, 지쳐서 약을 너무 많이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단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다른 극단적인 경우의 한 어머니는 세 살 된 딸에게 "그 바보 멍청이가 정신이 나가서 가스오븐 속에 머리를 처박았지 뭐냐"라고 말했다. … (p384)


여전히 많은 이들이 뒤에 남아 왜 그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는다. 스코틀랜드의 작가이자 젊은 날 자살기도 경험이 있는 루이스 그라식기번 역시 자신의 삼부작 소설 『스코틀랜드 콰이어』(Scots Quair) 가운데 첫 번째 소설인 『일몰의 노래』(Sunset Song)에서 왜냐고 묻는다. 다음은 어머니의 자살을 이해하고자 몸부림치는 주인공 크리스 거스리의 모습을 묘사한 부분이다.


어머니가 그 호수로 올라간 마지막 그날, 그것이 언제였을까? 어머니는 눈을 뜨고 생각에 잠기더니, 그것이 피곤했는지 다시 눈을 감고는 이상한 웃음소리를 냈다. 지난해 6월, 어머니가 쌍둥이들과 함께 독약을 마시고 죽은 바로 그날이었다.
너는 그 나날들을 결코 빠져나오지 못할 어둡고 차가운 구덩이로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빠져나왔고, 그 검은 습기도 햇빛에 날아갔고, 세상은 계속되었고, 구덩이 속 그 하얀 얼굴들과 흐느끼는 소리들도 그쳤고, 너는 다시는 과거의 너로 돌아갈 수는 없었으나, 세상은 계속 돌아갔고 너도 함께 돌아갔다. 쌍둥이들과 함께 죽은 것은 어머니만이 아니었다. 네 가슴속 그 무엇도 죽어 킨래디 교회묘지에 어머니와 같이 누었다. 네 가슴속 그 아이, 여기 저기 길마다 경고 표지판이 반듯이 세워져 있고 놀이에 너무 빠져 위험한 줄 모르고 벼랑 끝에 선 순간 언제나 달려와 붙들어줄 손이 있었던 그 언덕들판이 자신을 위한 놀이터라 믿었던 그 아이는 죽었다. 그 아이가 죽고, 크리스의 책들과 꿈들도 같이 죽었고, 혹은 네가 그것들을 종이에 싸서 네가 어릴 적 보았던 그 검고, 조용한 시체 옆에 치워버렸으리라…….
먼로 부인은 어머니의 시체를 물로 씻고는 잠옷을, 어머니의 가장 아름다운 잠옷을, 어머니가 수년 동안 입지 않고 보관해둔 푸른 리본들이 달린 그 잠옷을 입혔다. 그리고 얼굴을 하얗게, 아주 곱게 화장을 해주었는데, 그 어머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마침내 눈물이, 마치 핏방울처럼 뜨거운 눈물이 솟았다. 하지만 눈물은 금세 그쳤다. 그런 울음이 오래면 죽을지도 모른다, 하여 그 눈물들 대신 긴 통곡이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대답 없는, 영원한 울부짖음이. 아, 어머니, 어머니, 당신은 왜 그리 하셨습니까? (p389~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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