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도 life

의아할 정도로 느긋하다.
돈이 필요한 상황이 코앞으로 닥쳐오고
여기 저기 알바 자리 찔러도 연락도 없는데
나는 괴상하게 태연자약하다.
스스로의 무능력을 떠벌이면서 낄낄거리고 있다.

언젠가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예전 diary는 복잡한 sql 명령문 속에 봉인되어 있으니 확인할 길은 없고.

이런 상태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크리스마스에 패트릭에게는 아무런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아마 신년 메시지도 안 보낼 것 같다.
뭐 감정이 사그러들었고 어쩌고 나발이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나른하고 일없이 피곤하고 널브러져 뒹굴며 겔겔거리고 싶은 나는
그저 고심해서 메일 쓰는 게 성가시고 귀찮다.
그것 뿐이다.


『팔란티어』를 읽었다.
아이디어도 구성도 가히 '저주받을 걸작' 소리를 들을만큼 앞서가더라.
비록 문학적 감수성은 없지만 문장도 아주 형편없는 편은 아니고.
하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걸린다.
철저하게 남자 입장에서 바라본 여자들이다.
'성녀 혹은 악녀' 재탕. 지겹지도 않나.

근데 에필로그 하나는 진짜 잘 짰어.
다 읽고 자면서 내가 잠재워둔 세계를 깨우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확실히 자극은 좀 받은 것 같아 - 그 방향이 좀 현실성이 없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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